▲지난 6월 인강재단공대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송전원의 인권침해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인강재단 소속 장애인시설 송전원에서의 성추행 방치, 관행적 체벌, 강제노동 등이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 조사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

지난 5월 송전원에서의 인권침해 문제가 인권위에 진정된 뒤 6월엔 '인강재단 장애인 인권유린 및 시설비리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과 언론 보도로 이와 같은 의혹이 세간에 제기됐다. 그러나 당시 송전원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 성명을 냈다.

하지만 인권위 조사 결과, 제기된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송전원 거주인 ㄱ 씨는 2012년부터 남성, 여성 거주인들을 대상으로 성추행을 저질러왔다. 그러나 일부 시설 직원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제대로 된 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분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피해자와 가해자가 한 방에서 거주하기도 했다. 생활교사 ㄴ 씨가 관행적으로 체벌을 일삼아온 사실도 거주인들의 일관된 증언을 통해 밝혀졌다.
 
또한 송전원에서는 지난해 12월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직업재활훈련이 폐지된 뒤에도 재활훈련 명목으로 거주인들에게 식당청소, 설거지, 밭일 등을 시켰다. 이 과정에서 거주인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시설 거주인들이 사용하는 기저귀, 생리대 수량이 모자라 일부 거주인이 피부 발진으로 병원 진료를 받기도 했다. 시설에서 운영하는 자립생활 프로그램도 거주인의 자립 욕구를 고려하지 않았고, 실질적인 자립생활을 위한 훈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13일 결정문에서 시설장에게 성추행을 방치한 직원, 장애인을 체벌한 교사 등에 대한 징계, 성추행 피해자와 가해자에 대한 전문적인 치유 프로그램을 수립 및 시행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거주인의 특성에 맞는 직업재활훈련을 시행하되 그 과정에서 장애인 자기결정권을 철저히 보장할 것과 기저귀와 생리대를 거주인이 필요한 만큼 충분히 공급할 것 등도 함께 권고했다.
 
송전원의 관리·감독기관인 도봉구청에는 해당 시설장의 장애인 보호 의무 소홀에 대한 행정처분을 포함한 적극적인 시정 조치와 시설 내 인권침해 관련자에 대한 특별인권교육 시행을 주문했다.
 
이어 서울시에는 도봉구 장애인 거주시설 지도점검 방식에 대한 특별감사와 관련 공무원 인권교육 시행을 권고하고, 해당시설 거주 장애인들의 탈시설 및 전원 조치 등 적극적 조치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