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의무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는 장애인들.

복지부가 최근 지침변경을 통해 활동지원서비스 추가급여의 독거가구 선정기준에 부양의무자 기준을 포함시킨 것으로 확인돼 파장이 예상된다.

복지부가 지난 9월 각 지자체에 보낸 공문을 비마이너가 입수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복지부는 추가급여 수급요건 중 독거(1인 가구) 및 취약가구 해당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가구 또는 가족의 범위를 명확히 하는 내용의 지침 변경을 시행했다.

변경된 지침은 “‘민법상 가족의 범위에 해당하는 자가 주민등록상 등재여부와 관계없이 생계와 주거를 같이 하는 경우’를 기준으로 활동지원 추가급여 가구의 개념으로 판단함”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문제는 “독거 가구에 한하여 주거를 달리하는 경우에도 생계를 같이하는 부양의무자에 한하여 가구구성원 적용”이라고 한 부분이다.

장애인활동지원법 시행령 2조는 ‘부양의무자’를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직장가입자 또는 지역가입자로서 활동지원 수급자가 자신의 피부양자이거나 수급자가 속한 세대의 세대주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주거지가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건강보험 상 가족의 피부양자 또는 가족과 동일 세대로 등록되어 있으면 독거가구 지원에서 제외하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변경된 지침은 그동안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가 활동지원서비스 인정조사를 다시 받고자 하는 한 장애인의 사례를 통해 드러났다. 이 장애인은 장애 상태가 더 안 좋아져 활동지원 인정조사 등급을 새로 받으려고 했는데, 조사를 나온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로부터 ‘최근 복지부의 지침 변경으로 인해 부양의무자가 있는 경우 독거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다. 

이렇게 변경된 지침에 대해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강민 사무총장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건강보험 상 피부양자 및 동일 세대 여부는 주거는 물론이고 생계를 함께하는 것조차 명확히 증명할 수 없는 것”이라며 “만약 활동지원서비스 이용 장애인은 서울에 살고 (건강보험 상 부양자로 되어 있는) 그의 부모님은 대구에 사는 경우 부모가 자녀의 일상생활을 지원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명백한 것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최 사무총장은 “행정상 지침이라는 이유로 이런 중요한 내용을 장애인계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변경했다. 그동안 부양의무제 폐지를 요구해 온 장애인계의 요구에 정면으로 반하는 명백한 복지 후퇴”라며 “변경된 지침을 돌려놓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행 장애인활동지원법에서는 서비스 본인부담금 산정 시 수급자와 부양의무자의 소득과 재산 수준을 반영해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