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님에게 물어 볼까요 * 




달빛이 고요하게 내려 온

열린 창가에 기대어 앉아

지나간 그리움들 엮어서 

유난히 빛나는 큰 별에게 

보내고 싶어지는 밤



미세하게 변하는 달님은

마음결 따라 색다르게 빛나다

눈을 반짝이며 가까이 다가와

숨김없이 나에게 말해 보라 하네요.




아득한 한낮 풀어진 길 숲에서,

넘어져 멍든 돌부리 밉상 되어

눈총 하기엔 주의 못한 내 잘못이 커

먼저 알아서 깨우쳐야 하는 거였지요

그래서 아픈 돌에게 깊이 사과해야겠죠?




숨겨진 보물을 찾은 냥 눈 번쩍하여

길다란 풀 속에서 삐죽 찾아낸 꽃송이들

보랏빛 앙증맞은 구슬처럼 매달린 긴 대롱

뒤돌아 보다가 큰맘먹고 뽑아서 오는 길에,

시들까 걸리는 맘속에 때늦은 후회는 없어야겠죠?




나에게 좋았던 시간들이 그에게는

정 반대가 될 수도 있음을 알았을 때

즉시 고쳐야 한다는 것이 마음뿐이었을 때

머리 지끈한 무거움에 짓눌리는 오후에,

그를 꼭 안고 사과하며 사랑한다고 고백해야겠죠?




자꾸만 무섭게 변하는 사람들 두려울 때,

바다가 파도를 느긋이 감싸주고 바라보듯이

아프게 파헤치는 게들을 미워하지 않는 모래처럼

따가운 상처보다 무뎌지는 무표정을 더 슬퍼하면서

쏟아지는 햇살처럼 강하고 환한 비법을 배워야겠죠?


달님은 아름답고 곱지만 너무 부드러우니까요.





시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