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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6-04-05 14:13
얕은 샘물
글쓴이 :
김시안
조회 : 359
How, Where, When? - James Galway & Cleo Laine
* 얕은 샘물 *
고요하고 적막한 숲 속에
어김없이 해님이 비칠 때면
기지개도 없이 일어난 샘물은
또 하루를 맞을 준비를 합니다.
밤사이 가라앉은 물결을 빗으며
나뭇잎 사이의 햇살에게 인사하고
누군가를 마냥 기다리는 듯이
가벼운 흥분 속에서 일렁거립니다.
그러다 불쑥 찾아 온 그에게
반가운 표정을 감추며 미소짓습니다.
가쁜 숨에 힘겨운 발걸음을 멈추고 나니
잠시라도 쉬어 갈 것을 권해 봅니다.
먼저 그의 목마름이 가시고 나서
관심의 눈길이라도 바라는 눈치입니다.
지금은 잔잔한 미소짓고 있지만
넉넉지 못한 샘물의 깊이를 채우려
밤 새워 혼자 몰래 부지런을 떤 것을
나만은 알고 있지만 모른 체 하기로 합니다
나까지 낭패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가끔 샘물이 부족할 때마다
어쩔 줄 모르고 초초해 하며
안절부절 하는 모습이 참 딱하지만
왜 그런지 알 수 없는 난 도울 수가 없습니다.
바보같이 아낌없이 내어 주고
흙빛 얼굴이 된 것을 감출 수 없어
낭패해 하는 모습은 거의 불가사의입니다.
그러다가 다음에 줄 것을 미리 걱정하는 눈치입니다
아무래도 그는 완벽한 바보 같습니다.
도울 길이 없는 나는
오늘도 딱한 눈으로
밤새워 샘물이 혼자서
끙끙거리는 모습을 보아야만 할 것 같습니다.
시아니
우리 현수와,
똑 같은 우리 현수들을
보면서 사랑하면서
깨고 싶지 않은 꿈을 꿉니다.
강 같은 바다 같은
깊은 샘물이 되는 꿈을...
작성일 : 06-04-05 14: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