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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6-04-10 20:54
움츠린 아침에
글쓴이 :
김시안
조회 : 328
Melodramma - Andrea Bocelli
* 움츠린 아침에 *
차가움에 불타오르던 단풍잎이
쌀쌀함으로 할 수 없이 떨어진다 해도
아무런 후회를 하지 않으리라 믿어지는 건
때가 오면 언젠가는 다시 오리라는 기약을 할 수 있음이요,
깊어지는 물빛이 갈수록 서늘해지고
몰려다니는 물길이 어지럽게 변할지라도
자연스레 흘러가는 길 그 누구라도 막을 수 없음은
수상하게 변해 가는 우리네 세상이 영원히 따라 잡을 수 없는 거리지요.
아름답게 노래하던 푸른 빛 꿈들과
빛나던 한 때를 보내고 가을바람처럼 사라져 가는 것들,
돌이켜 봄은 서러움이 아니라 아쉬움이어야 할 것이고
예정된 끝자락을 향해서 어이없이 조급증 내며 갈 필요는 없는 거지요
하늘 향한 꿈을 기르던 울타리 위의 장미는
추운 날에도 꿈을 꺾지 않고 여전히 위만 바라보고
겨우살이 준비한 바나나 나무 짚으로 동동 싸맨 몸뚱이는
꾸어 놓은 보리 자루 같을 지라도 새 봄을 기약하며 우뚝 서 있는데
헐벗은 나뭇가지 사이로 부는 쌩쌩 바람은
세력을 확장한 북풍의 고집에 넘어가는 가을의 센 기침인가요?
가녀린 아이들의 외출 길을 가로막으려는 심술 바람에
휘감은 외투 자락 펄럭이며 쏟아지는 걱정 털어 내는 추운 아침나절에
풀 죽은 꽃잎 속에서 사라져 가는 가을의 잔기침 소리 씽씽...
시아니
작성일 : 06-04-10 20:54
